기역샘의 수학 이야기

세계에서 수학을 가장 잘하는 나라는?

PISA 2025 결과로 보는 한국 학생들의 수학

“세계에서 수학을 가장 잘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아이들과 수학 이야기를 하다 보면 꽤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수학을 잘한다’는 것을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가?입니다.

OECD가 실시하는 PISA는 단순히 계산 문제를 얼마나 빠르게 푸는지를 겨루는 시험이 아닙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기능을 활용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2026년 9월 8일 발표된 PISA 2025 결과를 통해 세계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의 수학을 살펴보겠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15세 학생들이 PISA 평가에 참여하는 모습을 표현한 교육 삽화
PISA는 세계 여러 나라의 15세 학생들이 참여하는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입니다.

PISA는 어떤 평가일까요?

PISA는 OECD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로,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합니다. PISA 2025에는 91개 국가와 경제에서 76만 명이 넘는 학생이 참여했습니다. 이 학생들은 전 세계 약 3,300만 명의 15세 학생을 대표합니다.

2025년에는 과학이 주 영역이었고 수학과 읽기 역시 평가했습니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계산적 문제 해결 능력도 함께 다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PISA가 교과서 내용을 얼마나 많이 암기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배운 지식을 낯선 상황과 실제 문제에 어떻게 적용하는가?

이 질문이 PISA를 이해하는 데 중요합니다. 그래서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던 수리력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그렇다면 2025년 수학 결과는 어땠을까요?

PISA 2025에서 OECD 국가의 수학 평균은 463점이었습니다. 가장 높은 수학 평균을 기록한 교육 시스템은 중국의 베이징·상하이·장쑤·저장(B-S-J-Z) 612점이었고, 싱가포르가 563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의 수학 평균은 522점으로 OECD 평균보다 높았습니다. 다만 PISA 점수는 표본조사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가까운 점수의 국가들을 단순히 1등, 2등처럼 줄 세우는 것보다 통계적 차이와 성취 수준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PISA 2025에서 한국은 수학뿐 아니라 과학과 읽기에서도 OECD 평균보다 높은 성취를 보였습니다.

평균 점수보다 더 눈여겨볼 숫자

저는 평균 점수만큼이나 아이들이 실제로 어느 수준의 수학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성취 수준을 흥미롭게 봅니다.

81%한국 학생 중 수학 Level 2 이상
OECD 평균 65%
23%한국 학생 중 수학 Level 5·6
OECD 평균 8%

한국 학생의 81%가 수학에서 최소 Level 2 이상에 도달했습니다. OECD 평균은 65%였습니다.

Level 2 이상에서는 직접적인 지시가 없어도 간단한 상황을 수학적으로 어떻게 나타낼 수 있는지 해석하고 알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이동 경로의 전체 거리를 비교하거나 가격을 다른 통화로 바꾸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더 높은 Level 5·6에 도달한 한국 학생은 23%였습니다. OECD 평균 8%보다 높은 비율입니다. 이 수준의 학생들은 복잡한 상황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고 적절한 문제 해결 전략을 선택·비교·평가할 수 있습니다.

PISA 2025 한국과 OECD 평균의 수학 성취 수준을 비교한 그래프
PISA 2025 수학 성취 수준 비교. 한국은 Level 2 이상과 Level 5·6 학생 비율 모두 OECD 평균보다 높았습니다.

한국 학생들의 수학 실력은 더 좋아진 걸까요?

여기서는 조금 조심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2025년 수학 평균은 2022년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해도 수학과 과학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었고, 읽기는 낮아졌습니다.

따라서 이번 결과를 단순히 “한국 수학 실력이 크게 올랐다”라고 해석하기보다는 한국이 국제적으로 높은 수학 성취 수준을 계속 보이고 있다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세계적으로는 수학 성취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PISA 2025 결과에서 눈여겨볼 또 하나의 변화는 OECD 전체의 장기적인 하락입니다.

OECD 평균 수학 점수는 2015년 485점에서 2025년 463점으로 22점 낮아졌습니다. OECD는 이를 1년이 조금 넘는 학습량에 해당하는 차이로 설명합니다.

읽기 역시 같은 기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PISA 2025는 OECD 평균에서 수학과 읽기 모두 역대 가장 낮은 평균 성취를 기록했습니다.

이 숫자가 왜 떨어졌는지를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국제적으로 학생들의 수학적·읽기 역량 변화가 교육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PISA 점수가 높으면 그 나라의 수학교육이 가장 좋은 걸까요?

그렇게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PISA는 매우 큰 국제 비교 자료이지만, 한 나라의 수학교육 전체를 하나의 숫자로 평가하는 도구는 아닙니다. 평가 대상도 15세 학생이고, PISA가 측정하도록 설계된 특정 역량을 중심으로 결과가 나옵니다.

평균 점수가 높다고 해서 모든 학생이 수학을 좋아한다는 뜻도 아니고, 모든 수학 수업이 훌륭하다는 뜻도 아닙니다. 반대로 평균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서 그 나라의 모든 수학교육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국가 순위 자체보다 학생들이 무엇을 할 수 있었고,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보였는지를 보는 것이 교육적으로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등 수학에서 제가 더 관심 있게 보는 부분

PISA는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만 그 결과를 보면서 초등학교 수학 수업도 생각하게 됩니다.

초등학생에게 당장 PISA 문제를 많이 풀게 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어린 시기부터 계산 방법만 외우기보다 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고, 그림과 교구로 관계를 표현하고, 자신의 해결 방법을 말해보고, 배운 수학을 새로운 상황에 사용해보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정답이 맞았을 때도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어?”

“다른 방법으로도 할 수 있을까?”

“이 답이 실제 상황에서도 말이 될까?”

이런 질문은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계산 뒤에 있는 수학적 관계와 자신의 생각을 바라보게 합니다.

‘수학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PISA 결과를 볼 때마다 저는 결국 이 질문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빠르게 계산하는 힘도 필요합니다. 정확하게 문제를 푸는 힘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문제에서 아는 것을 꺼내어 사용하고, 여러 방법을 비교하고,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힘도 수학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수학을 배운다는 것은 문제집 속 답을 찾는 연습만이 아니라 세상을 수학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의 순위를 확인하는 것보다 PISA 결과가 우리에게 던지는 이 질문을 아이들과 한번 이야기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수학 수업이 될 것 같습니다.

“수학을 잘한다는 건 과연 어떤 것일까?”

자료 출처

OECD, PISA 2025 Results (Volume I): Future-Ready Students, 2026.

OECD, PISA 2025 Results (Volume I): Korea Country Note, 2026.

※ PISA는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제 비교 평가이며, 본문의 초등수학 수업에 대한 해석과 제안은 기역샘의 교육적 관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