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역샘의 사고력 수학

칠교놀이가 수학 공부가 되는 이유

초등학생이 일곱 조각으로 배우는 수학적 사고

제가 아이들과 해온 수학 활동 중에서 반응이 특히 좋았던 것을 하나 고르라면 칠교놀이를 빼놓기 어렵습니다.

일곱 개의 조각으로 동물이나 사람, 사물의 모양을 만드는 아주 단순한 놀이입니다. 처음 보여주면 아이들도 이것을 ‘수학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활동을 시작하면 교실 풍경이 달라집니다.

조각을 이쪽으로 돌려보고, 뒤집어보고, 두 조각을 붙여봅니다. 거의 완성했는데 마지막 한 조각이 들어가지 않아 전부 다시 놓기도 합니다. 친구가 먼저 완성하면 슬쩍 바라보다가 다시 자기 방법을 찾아갑니다.

이 과정을 보고 있으면 작은 일곱 조각 안에 생각보다 많은 수학이 들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일곱 개의 칠교 조각을 돌리고 배치하며 여러 모양을 만드는 초등학생
칠교놀이는 조각을 직접 움직이며 도형의 구성과 분해를 경험하는 활동입니다.

칠교란 무엇일까요?

칠교는 하나의 정사각형을 일곱 개의 도형 조각으로 나눈 퍼즐입니다. 영어로는 탱그램(tangram)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인 칠교판은 삼각형 5개, 정사각형 1개, 평행사변형 1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일곱 조각을 모두 사용해 사람, 동물, 사물, 기하적인 모양 등 수많은 형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규칙은 단순합니다. 하지만 막상 제시된 모양을 만들려고 하면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칠교는 오랫동안 퍼즐로 사랑받아 왔고, 초등 수학에서도 활용하기 좋은 활동이 됩니다.

첫 번째 수학 — 도형을 ‘통째로’ 보지 않게 됩니다

아이에게 고양이 모양의 칠교 그림을 보여주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고양이’로 보입니다. 하지만 칠교 조각으로 똑같이 만들려면 그렇게 볼 수 없습니다.

머리는 어떤 조각으로 만들 수 있을지, 몸통은 큰 삼각형을 사용해야 할지, 꼬리는 어느 조각을 돌려야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의 모양을 여러 개의 작은 도형으로 나누어 바라보는 것입니다.

반대로 여러 개의 작은 조각을 합쳐 하나의 새로운 도형을 만드는 경험도 합니다.

초등 수학에서 중요한 도형의 합성과 분해를 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셈입니다.

두 번째 수학 — 조각을 머릿속에서 움직여봅니다

칠교를 어려워하는 아이를 보면 조각을 아주 많이 움직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나를 놓아보고 아니면 빼고, 다시 다른 곳에 놓습니다. 처음에는 거의 시행착오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활동을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 달라집니다.

조각을 실제로 옮기기 전에 잠깐 바라보거나, 손에 든 삼각형을 돌리면서 어디에 들어갈지 예상하기 시작합니다.

즉, 눈앞의 도형을 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회전하거나 이동했을 때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입니다.

“이 삼각형을 돌리면 저 자리에 들어갈까?”

“이 두 조각을 붙이면 어떤 모양이 될까?”

“남은 공간에는 어떤 조각이 들어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은 공간 감각과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세 번째 수학 — 같은 조각이 다르게 보입니다

칠교에서 특히 재미있는 조각 중 하나가 평행사변형입니다.

삼각형이나 정사각형은 돌리는 것만으로 여러 방향을 만들 수 있지만, 평행사변형은 경우에 따라 뒤집어야 원하는 방향이 나옵니다.

아이들은 여기서 자주 막힙니다.

“분명 이 조각인데 왜 안 맞지?” 하면서 계속 돌려보다가 어느 순간 뒤집어보고는 해결하기도 합니다.

교사가 먼저 “뒤집어봐.”라고 알려주면 몇 초 만에 끝나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발견하면 아이에게는 훨씬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됩니다.

도형의 이동, 회전, 뒤집기를 교과서의 용어로 배우기 전에도 아이는 손으로 먼저 그 차이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칠교 조각을 회전하고 뒤집으며 목표 모양을 완성하는 과정을 표현한 그림
조각을 돌리고 뒤집고 다시 배치하는 동안 아이는 머릿속에서도 도형을 움직여봅니다.

칠교에서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보는 순간

칠교 활동을 하다 보면 거의 다 만들었는데 마지막 한 조각이 들어가지 않는 순간이 자주 생깁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꽤 답답합니다.

앞의 여섯 조각은 모두 맞는 것 같은데 남은 공간과 마지막 조각의 모양이 다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마지막 조각을 억지로 넣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맞다고 생각했던 조각 중 하나를 다시 의심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장면이 칠교의 좋은 점을 아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한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시 돌아가 방법을 수정해야 합니다.

수학 문제 해결에서도 필요한 태도입니다.

답을 바로 보여주면 아까운 이유

칠교는 답을 보면 갑자기 쉬워집니다.

그래서 아이가 오래 못 풀고 있으면 완성된 그림을 보여주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저는 가능하면 조금 기다리는 편입니다.

물론 너무 오래 막혀 흥미를 잃기 시작한다면 힌트가 필요합니다. 다만 완성 위치를 그대로 알려주기보다 생각할 방향만 조금 열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질문은 정답을 주지는 않지만 아이가 다시 탐색할 수 있게 합니다.

칠교를 빨리 완성하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아이들과 칠교를 하면 자연스럽게 누가 먼저 완성했는지에 관심이 생깁니다.

게임처럼 시간을 재는 활동도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수학 활동으로 볼 때는 속도만으로 끝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완성한 뒤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아이의 손이 했던 일을 말로 다시 설명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퍼즐 맞추기가 자신의 해결 전략을 돌아보는 수학 활동으로 바뀝니다.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활용할 수 있는 이유

제가 칠교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학년을 크게 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학년은 조각의 모양을 관찰하고 직접 맞춰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삼각형 두 개를 붙여 새로운 도형을 만들거나, 제시된 그림과 같은 모양을 만드는 활동도 좋습니다.

학년이 올라가면 질문을 바꿀 수 있습니다.

모양 만들기

제시된 실루엣을 보고 일곱 조각을 모두 사용해 같은 모양을 만듭니다.

여러 방법 찾기

같은 외곽 모양을 서로 다른 조각 배치로 만들 수 있는지 탐색합니다.

도형 관계 찾기

삼각형 두 개를 합쳤을 때 만들어지는 도형 등 조각 사이의 관계를 살펴봅니다.

직접 문제 만들기

자신이 새로운 모양을 만든 뒤 친구에게 실루엣만 보여주고 해결하게 합니다.

같은 칠교판을 사용하더라도 교사가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활동의 깊이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칠교 활동을 할 때 제가 추천하는 순서

1. 먼저 자유롭게 만져봅니다

처음부터 어려운 문제를 주기보다 일곱 조각으로 자유롭게 모양을 만들어보게 합니다. 조각의 크기와 모양을 익히는 시간입니다.

2. 쉬운 실루엣부터 시작합니다

조각의 위치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문제부터 시작하면 아이가 활동 방식에 익숙해집니다.

3. 답을 보기 전에 충분히 시도합니다

바로 해결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조각을 놓았다가 다시 빼는 과정 자체가 활동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4. 막히면 작은 힌트를 줍니다

완성 답안을 보여주기보다 큰 조각의 위치, 남은 공간의 모양처럼 한 가지 단서만 줍니다.

5. 마지막에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만들었어?”라는 질문 하나만으로도 좋습니다. 친구들의 서로 다른 방법을 함께 보는 것도 좋은 활동이 됩니다.

칠교는 놀이일까요, 수학일까요?

둘 중 하나를 고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는 재미있는 퍼즐 놀이이면서 동시에 도형을 관찰하고, 분해하고, 다시 합치고, 회전하고, 뒤집고, 예상하고, 실패한 방법을 수정하는 수학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아이가 ‘지금 사고력을 길러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계속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조각을 다시 만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다른 방법을 찾습니다.

좋은 수학 놀이는 아이에게 생각하라고 말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줍니다.

제가 칠교놀이를 여러 학년에서 꾸준히 활용해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